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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무료 전시회 : 베스트셀러로 읽는 시대의 자화상
    좋아해요♡ 2022. 6. 8. 12:46


    백수 일주일차, 그간 못 누렸던 휴식과 업무 외적인 교양 지식을 쌓기 위해 전시나 서점을 자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아스테카 전시회를 보고 나서 또 어떤 전시회가 있을까 둘러보는데 무료 전시도 상당히 많더라고요.
    그 중 전시회 제목부터 흥미로운 <베스트셀러로 읽는 시대의 자화상>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위치 :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98 (광화문역 2번 출구)
    운영시간 : 매일 10:00 ~ 18:00 (수/토 21:00)
    사이트 : http://www.much.go.kr/



    광화문역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아주 조금만 걸으면 우측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보입니다.
    광화문 일대에 시위가 있어 경찰들이 쫙 깔렸네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경찰들 보면 좀...눈을 못 마주치겠습니다ㅋㅋ



    건물 안에 들어서서 바로 2층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전시실에 바로 <베스트셀러로 읽는 시대의 자화상> 전시장을 볼 수 있습니다.



    1970년대 베스트셀러부터 시작합니다.
    별들의 고향, 영자의 전성시대.

    저는 <별들의 고향>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추워요, 안아주세요", "경아, 오랜만에 같이 누워보는군" 과 같은 대사들은 매체에서 많이 패러디해 들어본 적은 있거든요. 그런데....이렇게 암울하고 어두운 내용인 줄은 몰랐습니다. 그저 로맨스 영화인 줄로만 알고 있었어요.

    또, <영자의 전성시대>는 성인영화로 알고 있었는데....이 또한 우울합니다ㅠㅠ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흔히들 말하는 "우울한 인생"에는 왜 항상 술집 작부, 다방 레지걸, 창녀 등...과 같은 여성이 빠지지 않는 걸까요. 그 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는 것 같아 조금 씁쓸했어요.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았다면 누구나 아는 <난쏘공> 입니다.
    남산타워와 함께 글귀가 쓰여 있었는데요. 어쩐지 뮤지컬 <빨래> 생각도 났습니다. <빨래> 포스터에도 남산타워가 있거든요. 또, 소시민적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다음 섹션은 금서에 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1970-80년대 사상계, 사회주의, 노동자, 여성해방 등 나라에서 금지한 책들입니다.
    당시 신문기사를 스크랩 형태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들을 어떻게 하나"
    갑자기 금서로 지정해 책을 팔지 못하게 된 서점 주인 인터뷰, 금서 기준이 무엇이냐, 마르크스의 책까지 다 금서로 지정하는 것이냐 정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답한 23살 대학생 청년의 인터뷰가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직접 책을 선택해 꽂으면 디스플레이에 책 글귀가 보여집니다.



    1980~1990년대 섹션으로 넘어갑니다.
    급진적인 경제 성장과 함께 사람들의 관심도 '성공', '발전', '자기계발' 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제 슬슬 저도 본 책들이 나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유성 아저씨 유명했죠...ㅋㅋ 그 분도 보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제목부터 혈압오름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이거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우리집 책장의 쌍둥이같은 존재들
    그나저나 전유성 아저씨 책 표지 환장하네요;;;
    지금이었으면 발간 자체도 못했을.........이런것도 그 시대의 자화상인거겠죠.



    반대편 섹션은 직접 스크린을 이동하면서 1940년대부터 유명한 서적들을 둘러봅니다.
    저 스크린을 베란다문 열듯이 옆으로 밀어봅니다. 바닥에 쓰인 스크린을 여기에 맞추라는 지시에 따라...맞추면,



    이렇게 스크린이 투명해 지면서 책장 속 책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어요.
    무료 전시인데 이런 장치가 있다니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청춘서적같은거죠. <데미안>
    <당신들의 천국>은 저희 집에도 있는 건데 어릴 적 읽었는데도 아직 기억이 납니다.



    태백산맥 정말정말정말정말 좋아하는 소설이에요!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아리랑>-<한강> 이 라인은 대한민국 근현대사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늙지 않는 존재가 되어 우리의 여러 세대를 내려다 보는 기분이 들게 만듭니다.

    대학생 방학 때 본가 내려가면 하루종일 저 책들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책을 펴낸 순은 <태백산맥>-<아리랑>-<한강> 이지만, 책 내용의 시대순으로 보면 <아리랑>이 먼저입니다.



    울엄마가 좋아하시던 책입니다..




    이건 제가 좋아하던 책입니다
    사실 전 귀여니보다 트각트각님을 더 좋아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실의 시대> 누구나 한 번씩은 도전해 보는 책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학생 때 대2병에 걸려서 일본 작가 소설만 엄청나게 봤었는데 그 때 읽었던 책입니다.
    저는 <상실의 시대>보다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를 더 좋아합니다. 에세이 보면 괜히 채 썬 양배추, 굴튀김에 낮맥하고 싶어집니다.

    ................저희집 책장 훔쳐온 줄 알았습니다.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가시고기>, <아버지>, <엄마를 부탁해> 저거 그대로 집 책장에 꽂혀있는 건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참고로 제가 산 건 아니고 엄마가 자꾸 베스트셀러라고 하는 건 죄다 사오셔서...어쩌다 보니 읽게 됐습니다.




    전시장을 나가면 저렇게 책갈피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귀엽습니다ㅠㅠ 전시기획을 정말 알차게 구성한 것 같아요.




    사실 무료 전시라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재밌게 보고 나왔습니다.
    전시 기획의도를 그대로 나타내는 구성이었어요. 나의 세금이 제대로 쓰여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도 하네요...ㅋㅋㅋ
    지루하지 않도록 음성듣기, 스크린으로 보기와 같은 인터랙션 장치가 준비되어 있으니 관람해 보세요.
    오랜만에 책을 읽고 싶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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